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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끈 세종대왕은 천문·역법·농사·의학 등 다양한 과학 연구를 장려하며 실용적 지식을 체계화했습니다. 그의 과학정신은 오늘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가치인 데이터 기반 혁신, 융·복합 연구, 인간 중심 설계와 맞닿아 있습니다. 세종이 세운 ‘과학의 길’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떻게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지 세 가지 관점으로 탐구합니다.
1.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세종의 천문·역법 연구와 빅데이터 전략
세종대왕은 천체 관측 기록을 통해 역법을 정비하고 농사력(農事曆)을 개정함으로써 백성의 삶에 실질적 도움을 주었습니다. 조선 초기에 사용되던 ‘고려력’의 오차를 바로잡기 위해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1442년 북한산 천문대를 세워 직접 별의 움직임을 측정했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칠정산 내편·외편》을 편찬했습니다. 이처럼 세종은 ‘측정→기록→분석→적용’의 과학적 프로세스를 통해 정책을 합리화했으며, 이는 오늘날 빅데이터 분석 기법과 유사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면, 세종은 각종 센서와 위성을 동원해 기상·지리·인구·농작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국가 규모의 ‘디지털 농정 플랫폼’을 구축했을 것입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계절별 농작물 수확량을 예측하고, 기후 변화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 파종 시점을 제안함으로써 농업 생산성을 극대화했을 겁니다. 과거 손으로 적은 천문 관측표가 오늘날의 IoT(사물인터넷) 센서 네트워크와 데이터 레이크(data lake)로 진화한 셈인데, 기본 철학은 동일합니다.
또한 세종은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조세·세율 정책을 유동적으로 조정했으며, 이 과정에서 통계 모델을 활용해 과세 형평성을 확보했습니다. 현대적 의미의 ‘정부 3.0’과 ‘데이터 거버넌스’ 개념을 세종 시기에 구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은 세종의 과학정신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인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 전략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2. 융·복합 연구 혁신: 집현전과 AI·로보틱스 실험실
세종대왕이 설립한 집현전은 정치·철학뿐 아니라 과학·기술·음악 등 다양한 학문을 융합해 연구하던 조선 최고의 싱크탱크였습니다. 세종은 집현전 학자들이 천문학과 농업학, 의학을 넘나들며 연구하도록 장려했으며, 이를 통해 역법·농서·침구방 등 뛰어난 실용서가 다수 탄생했습니다. 이 융·복합 혁신 모델은 4차 산업혁명의 ‘산업 간 경계 해체’ 원칙과 일맥상통합니다.
오늘날이라면 집현전을 ‘AI·로보틱스 융합 실험실’로 재탄생시켜, 자연어 처리(NLP)·컴퓨터 비전·로보틱스·생명공학 전문가들이 함께 문제를 풀어냈을 것입니다. 예컨대, 농업 로봇에 드론 기반 영상 분석을 결합해 농작물 생육 상태를 자동 진단하고, 3D 프린터로 맞춤형 농기구를 현장에서 즉시 제작하는 ‘스마트 팜 팹랩’을 구축했을 것입니다. 또한, 유전자 편집 기술(CRISPR) 연구와 기후 데이터 분석을 융합해 가뭄과 병해에 강한 차세대 품종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활발히 진행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세종은 특히 음성·문자 코드로서 훈민정음을 창제해 언어학 혁신을 이끌었는데, 이는 오늘날 AI 음성 인식·합성 기술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의 음성 AI가 다양한 방언과 억양을 이해하도록 학습시키듯, 세종은 백성 각 계층의 언어를 분석해 공통 문자 체계를 정립했습니다. 이처럼 집현전은 과거 학문 융합의 상징이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융·복합 연구 혁신을 구현할 이정표였습니다.
3. 인간 중심 설계: 민본주의 원칙과 디지털 윤리
세종대왕께서는 모든 정책과 기술의 근본 목표를 백성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민본주의(民本主義)'에 두셨습니다. 그분은 백성을 위한 실제적인 노력들을 아끼지 않으셨는데, 예를 들어 의서(醫書)를 편찬하여 전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침을 백성들에게 보급하셨습니다. 또한, 위기 상황에서는 백성들을 격려하는 글을 쉬운 한글로 작성하여 백성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얻도록 도우셨으며, 조세와 공납, 부역의 부담을 완화하여 백성들의 경제적 고통을 덜어주고 민생 안정을 도모하셨습니다. 이러한 세종대왕의 백성 중심적인 통치 철학은 오늘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 개발과 적용 과정에서 인간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휴먼 퍼스트(human-first)' 설계 원칙과 매우 깊은 연관성을 가집니다.
현대 사회에서 AI, 로보틱스, 블록체인과 같은 첨단 기술이 광범위하게 적용되면서, 기술의 윤리성, 투명성, 그리고 모든 사회 구성원을 포용할 수 있는 포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만약 세종대왕께서 이러한 AI 시대를 다스리셨다면, 기술이 백성을 위한 도구가 되도록 하기 위해 혁신적인 제도들을 마련하셨을 것입니다. 그는 아마도 모든 디지털 플랫폼이나 서비스에 대해 백성들이 그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글과 음성 AI 기술을 활용한 친절한 설명문서를 제공하셨을 것입니다. 또한, 블록체인 원장을 활용하여 행정 기록의 위변조를 막고 투명성을 보장함으로써 백성들의 국가 행정에 대한 신뢰를 높이셨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기술 사용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향성이나 개인정보 오남용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디지털 윤리 헌장'을 제정하고, 백성들이 기술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숍을 활발히 개최하는 등 참여적이고 개방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셨을 것이라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기술을 설계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인간 중심적인 가치를 우선시하는 접근 방식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기술 발전이 소수의 이익이 아닌 모든 인간과 사회 전체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도록 만드는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세종대왕의 뛰어난 과학정신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그 기술이 백성을 섬기고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가 되도록 하는 '덕치(德治)' 원칙과 결합되었습니다. 그의 이러한 깊은 통찰과 실천은 오늘날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기술 발전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귀감이 되며, 진정한 인간 존중과 사회 발전을 위한 중요한 지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