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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제4대 군주 세종대왕은 집현전 중심의 인재 등용과 육성, 공정한 평가 제도를 통해 국가 혁신을 주도했다. 이 글에서는 세종대왕의 인재관리 전략을 살펴보고, 이를 현대 기업의 인사관리(HRM) 관점과 비교·분석한다. 선발·육성·평가·보상 등 각 단계에서 과거의 지혜가 오늘날 조직문화 혁신에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두 시스템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실제 HR 실무에 적용 가능한 시사점을 도출한다.
1. 세종대왕의 인재 등용 원칙과 현대 HR 선발 전략 비교
세종대왕은 집현전이라는 특수 조직을 통해 문무 양반 출신 학자뿐 아니라 평민 신분의 인재까지 폭넓게 등용했다. 그는 ‘실력주의(實力主義)’를 강조하여 과거 시험 성적뿐 아니라 학문 깊이, 글쓰기 능력, 토론 참여도 등을 종합 평가했고, 특히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중시했다. 이런 선발 방식은 곧 ‘다양성(Diversity)’과 ‘포용성(Inclusion)’을 중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현대 기업 HRM에서도 공채·수시·추천 채용 등 다양한 선발 채널을 운영하며 스펙 대신 ‘역량 기반(Competency-Based)’ 면접, 과제형 테스트, 인턴십 평가 등을 통해 개인의 잠재력과 조직 적합도를 다각도로 측정한다. 특히 AI 면접·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지원자 스코어링, 온라인 코딩 테스트 등 첨단 기법이 도입되어 과거의 서류 중심 선발 관행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두 시스템의 공통점은 ‘공정성(Fairness)’과 ‘투명성(Transparency)’에 대한 높은 요구다. 세종대왕은 과거 시험을 공개적으로 시행하고, 응시자별 답안을 편견 없이 익명 심사했다. 현대 HR 역시 블라인드 채용, 구조화된 면접 질문표 운영을 통해 채용 편향(Bias)을 최소화하고 있다.
반면 차이점으로는 ‘속도와 규모’를 들 수 있다. 조선 시대 과거 시험은 일 년에 한두 차례, 수십 명 규모였지만, 현대 기업은 연중 상시 채용, 수백~수천 명 규모로 사람을 뽑아야 한다. 따라서 자동화된 시스템과 외부 헤드헌터, ATS(Applicant Tracking System) 같은 디지털 툴이 필수적이다.
결론적으로 세종대왕의 인재 등용 원칙은 ‘실력·창의·공정’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으며, 현대 HRM은 이를 기술과 데이터로 확장·고도화한 형태라 할 수 있다.
2. 교육훈련과 역량 개발: 집현전 학자 육성 vs. 현대 기업 교육 시스템
세종대왕의 핵심 인재 육성 거점이었던 집현전은 학자들을 대상으로 경서(經書) 연구, 신문고·훈민정음 창제 프로젝트 등 실질적 현안 교육을 병행했다. 집현전 학자들은 정기 강습뿐 아니라 정책 토론회, 어제문제(御製問題) 풀이, 개인별 연구 과제 수행을 통해 스스로 역량을 계발하도록 유도되었다. 특히 세종은 연구 성과를 곧바로 국가 제도에 반영하는 ‘온·오프 연계 학습(Learning in Action)’ 방식을 택해 학습 몰입도를 높였다.
현대 기업의 교육훈련 시스템은 이와 유사하게 ‘온보딩(Onboarding)’ 과정부터 직무별 멘토링, e-러닝, 그룹 워크숍, 전문가 초청 세미나 등 다단계 학습 경로를 제공한다. 특히 현대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는 ‘러닝 매니지먼트 시스템(LMS)’과 ‘러닝 익스퍼리언스 플랫폼(LXP)’을 통해 개인별 학습 이력, 강점 리포트, 추천 과정을 자동으로 제시하며, 마이크로러닝, MOOC, AR/VR 체험학습 등 혁신적 툴을 적극 활용한다.
두 체계의 공통점은 ‘실제 과업과 연계된 학습’이라는 점이다. 세종대왕은 학자들에게 정책 과제를 부여하여 직접 해결책을 모색하게 했고, 현대 기업도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을 통해 실무 능력 강화에 주력한다. 또한 코칭·피드백 문화 역시 핵심 공통 요소로, 세종대왕이 직접 학자의 연구를 검토·조언했다면 현대 조직은 주니어 직원에게 시니어 멘토를 연결해 성장을 돕는다.
차이점은 ‘기술 활용 수준’과 ‘학습 속도’다. 조선 시대 학습은 필사·구술 중심으로 느리게 진행되었으나, 현대 기업은 온라인 강좌 즉시 수강, AI 튜터의 개인별 진단·추천을 통해 학습 곡선을 가파르게 높인다. 또한 조직 단위가 거대화되면서 교육 예산, 외부 교육기관 위탁, 사내 대학교(WBT·OJT 연계) 설립 등 다각적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따라서 세종대왕의 집현전 육성 전략은 ‘정교한 현안 학습’과 ‘밀착 멘토링’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제시하며, 현대 HRD는 이를 디지털과 자동화로 확장해 조직 전체의 역량 지도를 최적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 평가와 보상: 조선 관리 보임 방식 vs. 현대 성과주의 보상 체계
조선 시대 관리는 중앙·지방 관청에서 임기제(任期制)와 품계(品階)에 따라 보임(補任)·승진되었다. 세종대왕은 관료의 근무 태도, 학문 연구 성과, 백성 민생 기여도 등을 일일이 기록한 ‘사관 일기(史官日記)’와 과거시험·별시 문과 성적을 종합해 승진·강등했으며, 공로가 있는 자에게는 토지·은·공신호(功臣號)를 수여했다. 이로써 관료들은 ‘공정한 성과 평가’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고, 목표 달성에 따른 분명한 보상을 기대할 수 있었다.
현대 기업 HRM에서는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 360도 피드백 등 다양한 평가 도구를 활용해 직원 성과를 측정한다. 연말 평가에 따라 급여 인상, 스톡옵션, 보너스, 승진 기회 등이 주어지며, ‘인재등급’에 따라 교육 기회와 해외 파견과 같은 비금전적 보상도 제공된다. 특히 대기업일수록 HRIS(Human Resource Information System)로 모든 평가 자료를 중앙화해 투명성을 확보한다.
두 제도의 공통점은 ‘정기·비정기 평가의 병행’과 ‘다차원 평가’에 있다. 조선은 가을·봄 과거시험을 비롯해 사초(史草)·일기 기반 수시 평가를 실시했고, 현대 조직도 상·하반기 정기 평가 외에 프로젝트 완료 시 즉각 피드백을 실시한다. 또한 ‘동료 평가’나 ‘부하 직원 평가’를 통해 일방적 평가를 방지하는 점도 유사하다.
차이점으로는 ‘평가 주체의 다양성’과 ‘보상 수단의 폭’이 있다. 조선의 평가는 왕과 집현전 주관 학자들이 주로 담당했으나, 현대 기업은 고객·파트너·내부 이해관계자까지 포함한 360도 피드백으로 평가 주체를 확장했다. 보상에서도 과거는 토지·관직·호칭이 중심이었지만, 현대는 금전 보상 외에도 커리어 코칭, 워라밸 휴가, 웰빙 프로그램 등 비금전적 복리후생이 다양해졌다.
결국 세종대왕의 평가·보상 체계는 공정성과 명확성을 기반으로 한 ‘성과주의의 원형’이었으며, 현대 HRM은 이를 데이터와 기술, 다차원 피드백으로 고도화하여 직원 동기부여와 조직 몰입도를 극대화하고 있다.